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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2년 11월생 엄마 • 상암동

은근한 위로

출산 후 아이와 처음으로 외출에 도전(?)했던 날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. 집 앞 대형마트였는데 수 년간 자주 다닌 곳이었지만 그날만큼은 모든 것이 낯설었던! ‘수유실이 있었구나’ ‘아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네?’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했던가 ㅎㅎ 그곳이 달라진 게 아니라 내 입장이 변하니 보이는 게 달라진 것이었다. 집 아닌 곳에서 먹는 밥의 짜릿함, 한 팀으로 제법 괜찮은 팀워크를 뽐낸 것 같은 우리 부부에 대한 뿌듯함... 참 여러 감정과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. 그중에서도, 처음 겪는 신생아 육아로 지쳐있던 그 시절의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은 나와 같은 육아인들의 존재!! 같은 개월수로 보이는 아이 부모를 보면 ‘얼마나 힘들까, 저 아이는 잘 먹고 잘 잘까?’ 제법 큰 아이들 뒤를 따르는 부모를 보면 ‘존경스럽다, 이 시기를 다 겪은 거잖아. 나도 저런 때가 올까’ 나와 ‘육아인’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통의 끈으로 연결된 낯선이들이 이렇게 힘이 될 줄이야. 강렬했던 첫외출 이후 아이와 함께 나서는 길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줄어들었고 이젠 아이와 같이 즐길 수 있는 메뉴, 장소를 찾는 여유까지 생겨났지만 아직도 식당, 마트, 백화점, 동물원, 공원 등등 아이와 함께 하는 길에 마주치는 육아인들의 존재는 나에게 은근한 위로가 되어준다. 다들 비슷하구나, 이렇게 살아가는구나, 아이를 저렇게 대하는 거 참 괜찮아 보이네 (어떨 땐 마음으로 ‘덕분에 하나 배웠어요’ 같은 인사를 건네기도 하는 은밀한 버릇까지 생겼다 ㅎㅎ) 앞으로도 아이를 키워가며 여러곳에서 수많은 이름 모를 육아 동지들을 마주치겠지.. 혹시 그럴 수 있다면! 나도 누군가에게 소리없는 응원을 건네는 동지이고 싶다는 바람을 품어본다, 빠샤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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